마음이 심란하다면, 일본문화에서 엿보는 마음수련

2022. 5. 23. 15:28건강

마음이 심란하다면, 일본문화에서 엿보는 마음수련

 

코로나가 끝나면 가장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 중 하나가 일본이라고 합니다. 사실 코로나 전에도 부담없이 가까운 이웃나라를 간다고 하면 대부분 일본을 많이들 갔었죠. 그리고 모두들 일본의 특유 문화와 정신에 흠뻑 빠져서 돌아오곤 하는데, 재방문 의사도 높을만큼 일본은 분명 한국 사람들에게 값진 경험을 선사합니다. 특히, 일본인들의 친절함과 '오모테나시'로 대표되는 접대방식은 다른 나라에서 느낄 수 없는 그 나라의 정서이자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본 특유의 정서와 삶을 대하는 자세는 업무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자기계발 및 심신수련에도 도움이 될거라 생각해 이 글을 썼습니다.

 

 

 


 

 

 

오모이야리 Omoiyari

'생각한다'라는 뜻의 '오모이(Omoi)'와 '보낸다'라는 뜻을 가진 '야리(Yari)'의 합성어로 상대를 헤아리는 마음을 얘기합니다. 일본을 여행하면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좁은 공간에서도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일본 도심 길거리를 걸어가다보면 길가에 쓰레기 한점도 안 떨어져 있고 출퇴근길도 질서정연하다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로부터 남을 배려하는 습관을 배우고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등 오모이야리 정신을 배운다고 합니다.

 

이키가이 Ikigai

'삶'을 뜻하는 '이키(Iki)'와 '가치'를 뜻하는 '가이(Gai)'의 합성어로 뜻을 정의하자면 '삶의 가치', '삶의 행복'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행복을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하고 얻어내는 것은 일본의 장수 비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키가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잘하는 것', '돈이 되는 것',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이렇게 네 가지로 구분해서 그 교집합을 생각하게 합니다. 즉,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가치있게 생각하는지 되물어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다면 이 질문에 한번 답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1. 돌아오는 월요일이 기다려지는가?

2. 끊임없이 도전을 할 수 있는 일인가?

3.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일인가?

 

 

 

 

와비사비 Wabi-sabi

'미완성', '단순함'을 뜻하는 '와비(Wabi)'와 '오래됨', '낡음'을 뜻하는 '사비(Sabi)'의 합성어로 '미완성의 아름다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낡아진 가구와 오래된 컵 등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태도입니다. 가지고있는 물건들을 버리면서 해방감을 느끼는 미니멀리즘과는 다른 차원의 '소유'의 개념을 보여줍니다. 와비사비는 부족한대로 그 자체를 즐기며 소박하고 느긋한 마음에서 비롯합니다.

 

교토로 여행가면 많은 다실과 정원을 볼 수 있는데 소박한 정취가 느껴지는 공간에서 와비사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주인의 손이 많이 닿아 빛바래진 물건들, 환경에 맞게 조금 변형된 오래된 가구 등 사용하는 사람에게 천천히 맞춰지면서 낡고 부족한 것이 오히려 그 사람에게 제일 잘 맞는 오브젝트가 되는 것입니다. 일본의 전통 꽃꽂이인 '이케바나(生け花, livig flowers)'는 시든 꽃과 줄기로도 꽃꽂이를 하는데 시든 꽃이라고 하면 보기 안좋고 냄새나서 바로 버려야한다는 관념을 깰 정도로 매우 아름답습니다.

 

 

 

모타이나이 Mottainai

'모타이나이(Motainai)'는 '아깝다'라는 뜻을 의미합니다. 평소 일본인들의 검소한 절약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건을 살 때 허투루 돈을 쓴다던지 버릴 때도 신중하지 않게 막 갔다 버리는 행동을 주의하면서 살아갑니다. 한국은 중고품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단면에 인쇄된 종이를 메모지로 사용하는 등 쉽게 버리는 습관을 경계합니다. 요즘은 '당근마켓', '번개장터'처럼 내가 쓰지 않을 물건을 이웃끼리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와서 중고에 대한 인식이 차츰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이젠 Kaizen

'카이젠(Kaizen)'은 일본어로 '개선'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아닌 작은 것부터 부담없이 시작한다는 데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카이젠은 뭐든 완벽하게 해내려는 강박에서 해방시켜줍니다. 문제해결에 포커스를 둔 애자일, 린 개발방법과 달리 작은 것부터 건드리는 카이젠은 팀원들을 화합하고 단결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모테나시 Omotenashi

일본의 서비스하면 '오모테나시'가 생각날정도로 유명한 환대방식입니다. '오모테'는 남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인 '겉면'을 뜻하고 '나시'는 '없음'을 뜻합니다. 즉, 순수하고 열린 마음으로 타인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뜻하죠.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어도 오직 손님을 위하는 자세입니다. 오늘날 일본의 서비스에도 오모테나시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아주 작은 디테일에서 느낄 수 있는데, 오마카세에 갔을 때 셰프가 먹는 속도에 맞추어 스시를 한 점씩 접시 위에 놓고 재료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것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레스토랑에 착석하면 웨이터가 갖다 주는 물 한 잔과 뜨거운 물수거느 승객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승무원 등 작지만 차별화되는 서비스도 오모테나시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작은 것이라도 가치와 의미를 느끼는 방법이 일본 사람들이 행복을 찾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매일 일에 치여 사는 한국 현대인들에게 어쩌면 일본 특유의 정신을 차용해 적용해본다면 조금이나마 마음을 가다듬고 정화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