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심리] 무기력하고 우울한데... 왜 기분이 이런지 모를 때 어떻게 해야할까

2022. 12. 5. 15:04건강


01.
우리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이유

 

어두운 엄마 뱃속에서 280일동안 있다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처음 느끼는 공기와 바람, 눈꺼풀로 들어오는 빛, 귀로 들어오는 이상한 소음, 피부의 느낌은 혼돈 그자체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몸속에서 일어나는 반응들(배고픔, 더움, 추움, 배변욕구, 목마름 등)은 본능적으로 느껴도 왜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다. 조금 더 성장하면 인지가 발달하면서 심리상태(화남, 질투, 두려움, 불안, 기쁨 등)를 다양하게 겪어야할 운명이다. 인간의 인생은 혼돈의 흔적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혼돈이 어디에서부터 야기되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아기는 불편한 느낌이 들면 유일한 표현수단으로 울음을 터뜨려서 어른들의 도움을 구하고 감정을 해소한다.


그러나 잘 알다시피 어른은 아기처럼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도움을 구할 어른이 없다. 자신의 미묘한 감정선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오늘 갑자기 우울한지, 의욕이 없는지, 초콜릿이 당긴다는지, 아무 잘못없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화를내거나 퉁명스럽게 대한다는지 자기도 모르는 행동을 해서 또 그것때문에 후회하고 슬퍼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 속은 카오스처럼 휘몰아치고 정신과 몸은 그에 따라 뒤흔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도움을 구할 수 없는 어른이라면 스스로 나의 감정을 잘 알아내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관리하고 혼돈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정신분석에서 엿볼수 있다.


 


02.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무의식 영역

 

인간은 자신의 내면이 어떻게 이루어져있는지 처음엔 알 수 없었지만 여러 학문들이 나오면서 새로운 관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받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현재와 달리 1800년대에는 정신적 병에 걸린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려워했으며 그들을 짐승취급했다. 정신질환자를 극빈자, 장애인, 매독 환자, 범죄자와 같은 부류로 묶어 강제로 가두는 식이었다. 물론 지금도 정신질환자를 보는 시선들이 좋지 않고 편견이 난무하며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려는 편협한 사고들이 존재한다. 

20세기에 프로이트는 정신과 관련한 새로운 시선을 알리는데 큰 이바지를 했는데, 그것이 바로 '정신분석학'이다. 정신분석학의 핵심으로 '의식', '전의식', '무의식'이 있고 이것이 이번 포스팅의 주제의 메인이기도 하다.

 

 

의식 Consciousness

의식은 앞서 아기가 처음 세상으로 나왔을때 외부로부터 실시간으로 느끼고 감각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의식은 생리적•심리적 욕구나 외부 자극이 있을 때, 그 대상에 집중하는 순간 발생한다. 그러나 이 경험은 다른 곳으로 주위를 돌리면 전의식이나 무의식으로 사라져버린다. 귤을 보고 만지고 껍질을 까고 입에 넣어서 신맛을 느끼면서 목구멍으로 삼키는 행동은 잠시일뿐 지속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귤은 전의식, 무의식으로 넘어가 나중에 귤을 다시 보거나 겨울이 다가왔을 때 맥락적으로 다시 귤을 먹었던 그 느낌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전의식 Preconsciousness

지속적으로 의식하는 영역은 아니지만, 어떠한 외부환경이나 개인적 노력을 통해 의식할 수 있는 정신세계다. '이용 가능한 기억'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다리역할을 한다. 치료과정에서는 무의식의 내용이 전의식을 거쳐 의식이 된다. 반대로 일상생활에서의 중요하지 않은 의식들은 전의식으로 이동했다가 무의식으로 사라진다. 

 

무의식 Unconsciousness

무의식은 말그대로 스스로 인식할 수 없는 영역으로 프로이트, 융을 포함한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그 기원을 알아내려했다. 정신세계의 가장 깊은 곳에 있으면서 사람들의 행동과 성격을 좌지우지하는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무의식은 이 포스팅의 핵심내용이다. 무의식을 인식하지 못하기때문에 사람들은 감정의 카오스를 쳇바퀴돌듯이 반복하는 것이다.

 

 

 


03.
무의식적으로 느낀 감정, 다시 살펴봐야 한다.

 

자격지심, 증오, 질투, 분노, 우울함 같은 안좋은 기분들이 왜 생겨났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명상이 그런 무의식을 끌어내어 자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요즘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심신치료 및 힐링 용도로 유행하고 있다. 또한 무의식을 자신의 감정선을 파악하기 위해서만 쓰지 않고 스스로가 가진 심리적 문제점들을 찾아낼 수도 있다.

 

예를들어, 똑같이 안좋은 감정일지라도 왜 안좋은지 무의식을 끌어내봤다고 가정해보자. 어젯밤 추운날씨에 야채를 파는 할머니를 보고 작년에 돌아가신 자신의 할머니가 기억나서 슬픈 것일 경우, 단순히 자신의 슬픈 기억을 다시 생각하면서 느낀 감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친구의 사업이 잘되었을 때 겉으로는 축하해도 속으로는 기분이 안좋다면, 이것은 자신과 친구를 비교하는 안좋은 습관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생각보다 내가 몰랐던 심리적 문제점들이 가득해서 놀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무의식을 알아채고 관리를 해야한다. 특히, 긍정적인 기분도 살펴봐야한다. 내가 왜 특정상황에서 기분이 좋고, 행복한지, 알아야 그것을 다시 써먹을 수 있고 부정적인 상황이 닥쳤을 때 역으로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예방할 수 있다. 혹은 자신의 가치관을 알아낼 수 있다. 예를들어 아는 지인이 잘 안됐을 때 기분이 좋다면 왜 좋은것일까?

 

 

 

 

무의식을 캐치하고 스스로를 케어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도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글 앞단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아이는 기분과 감정을 돌봐줄 어른이 있지만 어른은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알아줄 다른 어른이 없다. 내 무의식을 알아채줄 수 있는 어른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 나만의 해결책이다.

 

 

먼저 무의식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무의식이 남기는 흔적들에 집중해야한다. 생각이나 행동으로 나타나는데, 특히 행동으로 나오는 경우가 제일 알아채기 쉽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야식을 먹음으로써 해소하는 직장인, 전날 안좋은 일을 겪어서 괜히 가족들한테 퉁명스럽게 대하는 가장, 자식들을 사회로 내보내고 혼자남은 뒤 자꾸만 졸립고 힘이 빠지는 가정주부 등 각자의 상황과 나오는 반응들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우리는 행동만 이상하게 여길 뿐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알아채질 못한다. 이럴 때 스스로가 제 3자가 되어서 자신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기록을 남겨야한다. 그것이 바로 '일기'다. 일기는 자신이 그날 겪은 상황들, 거기서 느낀 점과 생각들 그리고 나온 반응과 행동들을 적음으로써 마치 제 3자가 나에 대해서 얘기해주는 역할을 한다.

무기력해질 때 왜 이런 감정이 느껴지는지 매일 그날의 상태와 기분변화를 체크해 적다보면 그 원인이 나오게 된다. 원인이 나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일기는 무기력한 나를 쓰다듬어주는 글귀가 될 수 있다. 요즘같은 시대에 정신건강의학과는 많이 활성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 편협가득한 시선과 저렴하지 않은 비용, 직장인들의 특성상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정신 건강을 몸 건강을 챙기는 것보다 소홀히 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조금만 몸살이 나고 기침을 해도 바로 약국으로 달려가서 감기약을 사서 복용하지만, 조금이라도 우울하거나 무기력할때는 꿋꿋하게 참아내려고 한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일기는 도움없이 혼자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방향을 잃기 쉬워 정신적인 지지가 필요한 모든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자가치료방법'이라 생각한다. 

 

 

계획한 행동들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 체크하는 표

나같은 경우 다이어리에 행동 패턴을 기록하여 통계를 만든다. 그런뒤, 시간별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나에게 편하고 최적화 되어있는지 분석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갔을 때, 책을 읽을 때, 공부를 할 때, 음악을 들을 때 등 아침시간대에는 어떤 활동을 더 잘하는지 기록하였고 퇴근 후 저녁시간때는 운동을 하는 것과 학원을 가는 것 등 여러가지 행동들에 따르는 반응과 생각, 감정들을 체크해보았다. 그 결과, 아침에는 머리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것이 편했고 퇴근 후에는 신체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스케쥴이 제일 잘 맞았다. 이런식으로 몇개월씩 하니, 공부도 하고 운동도 적절히 해낼 수 있었다. 만약 무작정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헬스장을 가려고 했다면 일주일만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런 나를 의지박약한 놈으로 치부했을 것이다.

 

 

 

막상 닥쳐오는 감정들은 순식간이고 잠식될만큼 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이 느껴질 때 온전히 받아들이지 말고 제 3자가 되어 멀리 떨어져서 살펴봐야한다. 신기한 것은 감정을 이해할 수록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게 된다.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이 심란하다면, 일본문화에서 엿보는 마음수련  (0) 202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