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지도 1편] 리뷰 없으면 구매를 못하는 사람들

2022. 11. 2. 09:36Design

여담으로 이 작품은 작가가 역사를 잘못해석한 것으로 엄지를 밑으로 내리는 것은 '죽이지 말고 살려줘'라는 뜻이다.

'글래디에이터' 영화나 로마시대의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작품속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콜로세움같은 경기장 안에서 검투사들은 한명이 쓰러질때까지 목숨을 건 전투를 하게 된다. 그러다 한명이 도저히 싸울 수 없는 지경이 이르러 쓰러지게 되면 경기에서 이긴 검투사는 관중들에게 패배한 검투사를 죽일지 말지를 결정해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 때 관중들이 검지를 밑이나 위로 세우는데 바로 그 장면을 그린 것이 장 레옹 제롬의 '엄지를 아래로 (Pollice verso)' (1872)다.

아이러니하게도 패배한자의 목숨은 승리자가 아닌 관중들의 결정으로 좌지우지했다. 인간들은 이렇게 오래 전부터 주변의 평가에 살거나 죽었고 그 기억들은 하나의 생존전략으로 굳어졌다. 현대까지 넘어온 평가중심적 사회는 성적으로 학생의 등급을 나누고, 악플로 사람을 죽이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그 중 하나가 '리뷰'로, 자본주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라스코 동굴벽화 (BC.17000~15000년경 추정)


약 만오천년 전, 동굴에 그려진 라스코벽화도 사실 그 역할을 한다. 우리는 벽화를 통해 당시 원시인들이 소를 어떻게 잡는지 알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문자가 없던 시기 어설프지만 그림으로 소 사냥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굴벽화가 쓰였다는 것이다.

 


"너는 본적이 없겠지. 소는 두개의 뿔을 가지고 있고 우리보다 덩치가 크단다."
"너는 사냥해본적이 없겠지. 소를 사냥할 때는 가까이 가지 말고 창을 던져서 공격해야한단다."


우스갯소리같지만 이건 마치 '소사냥'에 대한 리뷰를 동굴벽화에 그림으로 그리고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명이 발전하면서 문자와 파피루스가 발명되고 인간들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생존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획득해 도시를 세우고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했다. 중세시대에는 그렇기에 글을 쓰고 읽을줄 아는 수도사들이나 종교인들이 막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리뷰를 포함한 정보는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왔다. 우리가 왜 작은 결정에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온라인 리뷰에 집착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리뷰가 중요해진 시대


가족의 해체, 집단의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리뷰'가 중요하다. 옛날에는 가족, 동네 간의 가십, 유행, 소문 등 일종의 구전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WOM, Word Of Mouth)을 통해 정보를 공유했다면, 요즘은 개인단위로 정보를 취득하고 공유하는 시대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on)이 활성화되고 이로인해 집단은 분열되었을지라도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공감하고 연대의식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Web 1.0이 등장하면서부터 사람들은 이제 입으로 말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소리는 내 주변이 아닌 지구전체를 돌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의 말소리들은 그룹핑되면서 여론을 형성하고 자본주의 시대에서 상품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어버렸다.

C2C 플랫폼들은 리뷰서비스 없이 돌아가기에 경쟁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왜 리뷰에 집착하는가


중대한 결정부터 작은 결정까지 사람들은 남의 평가와 리뷰를 먼저 보고 판단한다. 사람들이 리뷰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보를 국소적으로 얻을 수 밖에 없었던 과거에는 소문이나 지인의 추천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핸드폰 한 화면 안에서 정보를 매일 수천개를 보는 정보과다 시대에는 일종의 큐레이션, 선별작업이 필요하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소비자들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리뷰를 보는 것이다. 그 리뷰가 믿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나보다 먼저 경험해본 자의 말이라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또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기 좋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이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선택이 되지 않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그것을 '리뷰'가 해소해주는 것이다.

 

 

풀어나가야할 리뷰의 문제

C2C 플랫폼에서 리뷰 서비스가 활동량을 높이는 만능도구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리뷰기능을 도입하기 위해선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신중을 가해야한다. 리뷰를 악용하는 '어뷰징(abusing)'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원성이 잦아져 네이버지도는 2021년부터 별점리뷰를 키워드리뷰로 바꾼바가 있다. 하지만 키워드리뷰는 상투적이고 긍정적인 말만 있고 소비자가 직접 쓰는 것이 아닌 판매자가 등록하는 기능으로 매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어 사용자들이 리뷰를 보는데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C2C 플랫폼이 효과적인 리뷰기능을 만드는 것은 두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어떻게 정의내리고 그 사이의 합의점을 찾을 것이냐에 달려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716073700017

 

네이버, 내년 초까지 가게 별점 폐지…'키워드 리뷰'로 대체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네이버는 식당 등 가게에 이용자가 매기는 별점 제도를 내년 초까지 완전히 폐지하고 고객이 방문한 가게의 장점을...

www.yna.co.kr

https://www.woman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585

 

[청세] "별점 리뷰가 좋아요"… 네이버 '키워드 리뷰', Z세대는 외면 - 여성경제신문

“공부랑 일만 하다 내 청춘 끝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날에는 맛집을 가요. 네이버 별점 리뷰 보고 방문하는데 사라진다니 선택지를 없애면 어떡하나요.”숙명여대 재학생

www.womaneconomy.co.kr

 

 

 

그렇다면 리뷰 서비스는 어떻게, 어디서 균형점을 찾아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다음 포스팅에서는 네이버지도를 예시로 들면서 리뷰서비스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